
회사 생활이 길어질수록 느끼는 건, 회식이나 워크숍 같은 이벤트가 단지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순히 모여서 밥을 먹고 게임 몇 가지 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나는 HR 담당자로 근무하며 수많은 직원 만족도 설문을 받았고, 그 안에 의외로 자주 등장한 단어가 ‘점심’, ‘함께’, ‘웃음’이었다.
예전 일이다. 프로젝트 마감 후 팀 분위기가 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성과는 괜찮았지만 서로 피로감이 짙게 배어 있었고, 당연히 누군가의 실수는 곧장 비난으로 이어지곤 했다. 무거운 회의 대신 나는 작은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인근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는 점심 워크숍.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한 시간이 지나자 처음으로 개발팀 막내가 농담을 던졌고, 마케팅 팀장은 그 농담을 받아치며 웃었다. 그날 이후 회의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그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이벤트’라는 단어에 대한 내 인식도 달라졌다. 무조건 크고 화려한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직원들이 진심으로 편하게 느끼는 자리, 말하지 않아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구성,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대화가 핵심이었다.
Personeels Feest를 운영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사내 이벤트 가이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는 이 공간을 통해 “왜” 이런 자리가 필요한지를 먼저 말하고 싶었다. 식사 하나, 퀴즈 하나에도 분위기를 읽는 감각이 들어가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사람들은 말을 기억하지 않아도 감정은 오래 기억한다”는 문장이 있다. 직원들이 어떤 행사를 겪었는지보다, 그 자리에서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중심에 두는 게 내가 이 콘텐츠를 운영하는 이유다.
돌이켜보면, 아무리 성과 중심의 조직이라도 ‘사람’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쉽게 균열이 생긴다. 그리고 그 균열은 아주 사소한 감정에서 비롯되기 마련이다. Personeels Feest는 그런 틈을 메우는 경험의 기록이자,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 요한 브루인 팀장 | personeels-feest.com